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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속고있는 밀가루에 대한 오해들

by 다다익선/건강•돈•재미•지식 2025. 4. 10.

그냥 밀가루를 멀리하는사람들이 있습니다. 분명한 이유도 없습니다. '속이 불편하다', '뭔가 부족해 보인다', 탄수화물 덩어리다'... 식당 경영자나 제빵을 하는분들도 소비자들의 이런 추세에 맞춰 '글루텐 프리' 제품을 내놓고 같은 가루라도 쌀가루를 썼다는 걸 강조합니다.

 

급기야 식품 대기업들도 밀가루를 쓰지 않은 메밀면, 쌀가루 라면,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카레,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파이 등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연예인 박하선, 윤혜진, 이준기 등도 밀가루를 끊었다는 사람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밀가루는 건강에 해로운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학적 근거는 부족합니다.


밀가루 = 나쁜 음식? 과학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 프리’ 식단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셀리악병(gluten intolerance) 같은 특수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셀리악병은 전체 인구의 1% 미만입니다. 이외 대부분의 사람에게 글루텐은 해롭지 않으며, 오히려 밀가루는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B군 등을 함유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글루텐 섭취와 심장병 발생률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글루텐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곡물 섬유 섭취가 줄어들어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쌀보다 밀가루 더 나쁘다? 과학적 비교는 다릅니다

일부에서는 쌀이 더 '순한' 식재료라며 밀을 피하려고 하지만, 국내외 연구들은 밀과 쌀 모두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더 건강에 유익하다고 봅니다. 2019년 국립식량과학원 보고서에서는 밀과 쌀의 영양성분을 비교한 결과, 밀가루가 오히려 단백질과 미네랄 함량이 더 높고, 섬유소도 풍부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정제된 밀가루(흰 밀가루)는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지만, 이는 흰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곡물의 종류보다 가공 방식과 섭취량입니다.


밀가루가 정말 해롭다면 서구권 수명은 짧았어야 한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밀가루가 그렇게 건강에 나쁜 식품이라면, 밀을 주식으로 삼는 서구권 국가들의 평균 수명이 짧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밀이 그렇게 나쁜 거면 서양사람은 진작에 다 죽었어야 한다"는 뼈있는 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은 대부분 밀 중심 식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습니다. 오히려 한국보다 건강 지표가 더 나은 국가도 많습니다. 서구인의 '글루텐 불내증'비율이 오히려 한국인보다 높은데도 밀가루를 주식으로 해도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이들 나라의 식생활에서 밀은 전통적 주식이자 일상적인 영양 공급원이며, 유럽의 ‘지중해식 식단’은 밀을 포함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식단 중 하나로 꼽힙니다.


결론 : 건강을 위한 선택, 좀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밀가루 기피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하지만 ‘밀가루=몸에 나쁘다’는 단순한 인식은 오히려 잘못된 건강 정보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글루텐 프리'는 제빵업자, 장사꾼이 만든 소비자 기만입니다.  글루텐 프리는 글루텐 불내증 환자가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차별화 된 무엇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다 보다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빵을 먹어서 속이 쓰린 건 밀가루라서가 아닙니다. 빵을 먹어서 속이 쓰린 사람은 대부분 백설기 같은 떡을 먹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식재료가 아니라, 가공· 조리 방법과 과도한 섭취, 영양 불균형입니다. 밀가루를 줄이는 식단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유행에 따라 밀가루를 ‘악의 축’으로 몰고 간다면, 오히려 편협한 식생활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식단은 트렌드가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와 영양 균형에 맞게 구성해야 합니다.